
우리투데이 이승일 기자 | 전국환경노동조합(위원장 박진덕)은 2026년 8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환경기초시설 노동자의 처우개선과 그 대책을 정부·지자체·민간위탁사에 요구했다.
박진덕 위원장은 "전국적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활폐기물 소각시설과 재활용품 선별시설,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등 환경기초시설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은 바깥보다 훨씬 더 뜨겁습니다"라며 "소각로와 보일러, 스팀 배관, 건조설비 등 고열 설비가 쉬지 않고 가동되는 일부 작업구역은 온도가 50도를 웃돌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여기에 악취와 습기, 분진, 유해가스까지 견뎌야 합니다. 보호복과 안전모,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착용하면 체감하는 고통은 더욱 커집니다.전국환경노동조합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위탁사에 요구합니다. 환경기초시설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시설을 유지하려 하지 말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폭염대책을 즉각 마련하십시오"라고 밝혔다.
전국환경노동조합은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재활용품 선별시설,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 공공하수 및 슬러지 처리시설, 매립시설 등 전국의 환경기초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모여 설립한 전국단위 산별노동조합로 노동자들의 처우 및 복지, 대책을 대변하는 단체이다.
환경기초시설은 폭염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고온·다습한 작업환경을 가진 곳으로 여름철 외부 기온이 올라가면 설비에서 발생하는 열기와 습도가 더해져 작업환경은 급격히 악화된다.
노동조합이 파악한 일부 고열 작업구역은 온도가 50도를 웃돌고 있고 노동자들은 땀으로 온몸이 젖은 상태에서 설비를 점검하고, 고장 난 기계를 정비하며, 폐기물과 오염물질을 직접 처리하고 있다. 잠시만 머물러도 숨이 막히는 공간에서 장시간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밤이 되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외부 기온은 내려가더라도 소각로와 보일러, 건조설비에서 발생하는 열기는 그대로 남아 있다. 교대근무 노동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열과 악취, 분진, 유해가스에 노출되고 있고, 도시를 유지하는 노동이지만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게 현실이다.
시민들이 생활폐기물을 배출하고, 재활용품을 분리하며,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고, 하수를 흘려보낼 수 있는 것은 이를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환경기초시설 노동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환경기초시설은 하루도 멈추기 어려운 공공 필수시설로 시설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때 노동자들의 존재는 보이지 않지만, 시설이 단 하루라도 멈추면 시민의 일상과 도시의 기능은 즉시 영향을 받는다. 그럼에도 환경기초시설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은 사회적 관심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고, 노동자들은 시민의 삶과 환경을 지키고 있지만, 정작 노동자 자신의 생명과 건강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환경기초시설이 필수시설이라는 이유가 노동자에게 쉬지 말고 버티라는 명령이 되어서는 안되고 필수시설은 노동자의 희생이 아니라 충분한 인력과 안전한 작업환경을 통해 유지되어야 한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체감온도 31도 이상의 장소에서 장시간 작업하는 경우를 폭염작업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는 원칙적으로 매 2시간 이내에 20분 이상의 휴식을 보장하고, 사업주가 온도·습도를 측정해 기록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권고가 아니라 사업주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안전기준이다.
그러나 환경기초시설처럼 24시간 연속으로 가동되는 사업장에서는 인력 충원과 교대체계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법정 휴식조차 서류에만 머물 수밖에 없다.
환경기초시설은 시민의 세금으로 설치되고 운영되는 공공시설로 민간업체에 운영을 위탁했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는 시설의 소유자이자 발주처로서 적정한 인력과 운영비를 보장하고, 수탁업체가 폭염 예방조치와 산업안전보건 기준을 제대로 준수하는지 직접 점검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수탁업체의 일”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수탁업체는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며 노동자의 희생을 요구하는 악순환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환경기초시설 노동자의 안전은 민간위탁 계약보다 우선되어야 할 공공의 책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환경노동조합의 요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위탁사에 다음과 같이 요구하고 있다.
첫번째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환경기초시설 폭염 특별점검을 즉각 실시하고 그 결과와 개선대책을 마련하라.
두번째는 모든 작업구역의 온도와 습도, 체감온도를 상시 측정하고 측정 결과와 조치사항을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공개하라.
세번째는 폭염과 고열작업 시 작업시간을 단축하고 법정 휴게시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며, 건강 장해가 우려되는 경우 즉시 작업을 중지하라.
제번째는 지방자치단체와 사용자는 작업장 가까운 곳에 냉방이 가능한 휴게시설을 설치하고, 온열질환 예방물품을 충분히 지급하라.
다섯번째는 폭염 시 교대근무와 휴게시간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대체인력을 포함한 적정 인원을 즉각 충원하고, 고열·위험작업에 대한 2인 1조 근무를 보장하라.
여섯번째는 온열질환 민감 노동자에 대한 건강보호 대책과 응급 대응체계를 마련하라.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는 발주처로서 폭염대책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위탁운영비에 충분히 반영하고, 수탁업체의 이행 여부를 직접 관리·감독하여 위반 사항을 위탁평가와 재계약에
반영하는 등 엄중한 책임을 물어라
박진덕 위원장은 "폭염은 자연현상이지만, 노동자를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인재다"라며, "환경기초시설에는 설비의 과열을 막기 위한 냉각장치와 경보장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 설비를 지키는 노동자에게는 제대로 된 냉방도, 충분한 휴식도, 위험할 때 멈출 권리도 보장되지 않고 있습니다"라며 "환경기초시설 노동자가 쓰러지면 시설도 멈추고 도시도 멈춥니다. 우리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특별대우가 아닙니다. 죽거나 다치지 않고 일할 권리, 일을 마친 뒤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권리입니다. 폭염은 자연현상이지만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온열질환을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인재입니다. 사람의 생명보다 설비 가동과 비용 절감을 앞세우는 운영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습니다. 전국환경노동조합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위탁사가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환경기초시설의 폭염 실태를 알리고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응을 이어갈 것입니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