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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기고] 2026 한가위, 대한민국 역사주권 찾기....우리 집 역사토론 밥상

자유기고가 황지영

 

독립투사들이 나라를 지키기로 결심했듯, 이번 한가위 우리는 역사를 확인하고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하기로 결심하자
얼어죽을 각오. 맞아죽을 각오. 굶어죽을 각오.
어느 한 독립투사만의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고, 투옥과 폭력을 감수하며, 때로는 목숨까지 내놓고 나라를 되찾으려 했던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안중근·윤봉길·김학철처럼 이름이 남은 독립투사도 있었고, 이름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수많은 의병과 독립군도 있었다. 그들이 지키려 했던 것은 단지 영토만이 아니었다.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나라였다.
그렇다면 2026년 한가위, 우리도 하나를 결심해보면 어떨까.
독립투사들이 나라의 주권을 지키려 했듯, 우리는 우리 역사를 직접 읽고 묻고 확인하여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기로 결심하자.
그 시작은 거창한 국가행사가 아니라 우리 집 추석 밥상이면 된다.

 

 

선조께 감사드리는 한가위, 교과서 한 권을 밥상에 올려보자
한가위는 가족이 모여 선조와 자연의 은혜에 감사하는 명절이다.올해는 송편과 과일 옆에 특별한 것 하나를 더 놓아보자.
우리 아이가 실제 학교에서 배우는 검정교과서다.
그리고 『온 국민을 위한 대한민국 역사교과서』 같은 다른 역사책도 함께 펼쳐보자.
어느 책을 먼저 정답이라고 정할 필요는 없다.
https://cafe.naver.com/hongikhistory/563?tc=shared_link
할머니·할아버지가 배운 역사, 부모가 배운 역사, 지금 아이가 배우는 역사를 비교하며 서로 물어보는 것이다.
“할머니는 학교에서 어떻게 배웠어요?” “엄마·아빠 때는 어떻게 배웠어요?” “나는 지금 이렇게 배우는데 왜 달라요?”“
이 사건은 왜 한 책에는 있고 다른 책에는 없어요?”
그러다 마지막에는 반드시 이 질문까지 가보자.
“그렇게 쓴 근거가 무엇입니까?”
이것이「2026 한가위 대한민국 역사주권 찾기 — 우리 집 역사토론 밥상」이다.

 


첫 번째 물음표, “동학농민혁명은 왜 한 교과서에서 빠졌을까?”
마침 2026년 우리에게 아주 구체적인 역사 물음표가 생겼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 검정교과서 8종 가운데 1종에 동학농민혁명이 수록되
지 않았고, 독립협회·만민공동회·대한제국 성립도 실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에 따라 구체적 역사 사건의 수록 여부를 집필진이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출판사에 수정·보완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기서 특정인의 의도를 먼저 단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가족이 아이의 교과서를 직접 펼쳐보면서 질문하면 된다.

 

왜 빠졌을까?
교육과정에서부터 빠진 것일까. 집필과정의 선택일까. 편집과정에서 달라진 것일까. 검정에서는 무엇을 확인했을까.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 묻자.
대한민국 초등학생이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적 사건과 개념의 최소 기준은 어디까지여야 하는가?
이 질문은 교육부와 학자들만의 질문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모든 가족의 질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교과서만 펼쳐봐서는 부족하다.
AI에게도 같은 역사 질문을 해보자.
여기서 2026년의 역사교육은 과거와 전혀 다른 문제와 만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2년 12월 22일 교육부 장관 명의로 고시됐고, 당시 교육부는 디지털 기초소양과 정보교육을 강화하며 디지털·인공지능 기반의 학생 참여형·주도형 수업을 확대한다는 방향을 명시했다.

 

당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주호였다.
이어 교육부는 2023년 AI 디지털교과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계획은 2025년 수학·영어·정보 등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사회·역사 등을 포함한 여러 교과로 확대한다는 것이었다. 정책은 이후 변경될 수 있고 실제 적용 범위도 당시 계획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질문이 생긴다.

 

AI 시대에는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는지를 누가 결정하는가?
교육과정을 만드는 사람인가. 교과서 집필자인가. 출판사인가. 검정기관인가. 교사인가. AI 학습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인가. 아니면 아이의 질문에 어떤 자료를 찾아 어떤 순서로 보여줄지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인가.

 

이번 추석에는 아이와 AI에게 역사시험을 내보자.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가족이 한 가지 역사적 사건을 고른다. 예를 들어 이렇게 물어보자.
“동학농민혁명은 왜 일어났으며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습니까?”
먼저 학교 교과서의 답을 읽는다. 다른 역사책도 읽는다. 박물관의 설명도 찾아본다. 그리고 같은 질문을 AI에게 물어본다. 여기서 끝내지 않는다. AI에게 다시 질문한다. “그 설명의 근거가 된 사료와 출처를 보여주세요.” 이번에는 사람이 확인한다.실제로 존재하는 사료인가? 출처는 정확한가? 사실과 해석을 구별했는가? 서로 다른 학설이 있다면 한쪽만 보여주지는 않았는가? 최근 발굴된 고고학 자료까지 반영했는가? AI가 틀렸다면 왜 틀렸는지 함께 찾아본다. 그러면 아이에게 아주 중요한 공부가 시작된다. AI의 답을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AI에게 근거를 요구하는 공부다.

 

AI가 새로운 역사교과서가 되는 시대역사주권의 범위도 넓어져야 한다.
종이교과서는 무엇이 실렸고 무엇이 빠졌는지 페이지를 넘겨가며 확인할 수 있다.
AI는 다르다. 어떤 자료를 검색했는가. 어떤 자료를 우선했는가. 어떤 설명을 먼저 보여줬는가. 논쟁적인 역사문제를 사실처럼 단정하지는 않았는가. 어떤 오류수정 과정을 거치는가. 더 나아가 학생이 어떤 역사 질문을 했는지, 어떤 분야에 관심을 보였는지 같은 학습데이터는 어떻게 관리되는가.
따라서 AI 시대의 역사주권은
‘올바른 교과서 한 권’을 만드는 문제로 끝날 수 없다.

 

2022 개정 교육과정 → 교과서 집필·편집 → 검정 → 학교선정 → 수업 → 민간 교육플랫폼 → AI 학습콘텐츠 → 학생 학습데이터까지 전체 연결구조를 투명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정 정부나 기업에 왜곡 의도가 있었다고 미리 결론짓자는 것이 아니다.
누가 어떤 권한으로 결정했고, 어떤 기준으로 검증했으며, 오류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지고 수정하는지를 국민이 확인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밥상에서 박물관으로 가자

 

 

역사토론은 추석 밥상에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날 가족이 함께 박물관에 가보자. 아이의 교과서를 들고 가도 좋다. 교과서의 지도와 박물관의 지도를 비교한다.
동학농민혁명은 어떻게 설명되어 있는가. 고조선은 어떤 사료와 유물로 설명하는가. 의병과 독립운동은 어떤 자료로 보여주는가. 새롭게 발굴된 유물과 연구성과는 얼마나 반영됐는가.
교과서와 박물관의 설명이 다르다면 아이에게 말해보자.
“누가 틀렸을까?”가 아니라 “왜 다른지 자료를 찾아보자.”
바로 그 순간 박물관이 살아 있는 역사교실이 된다.

 

무덤조차 제대로 찾지 못한 동학농민군의 역사도 찾아보자.

 

교과서의 물음표는 실제 역사현장으로 이어진다.
2024년 강원도민일보는 춘천의 민성기 가옥이 민영휘 묘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건물로 강원도 유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는 점과, 안내판에 묘 주인의 행적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문제를 동학농민군의 기억 문제와 함께 보도했다. 여기서도 문화유산을 없애자는 결론으로 갈 필요는 없다.오히려 남아 있는 문화유산이라면 그 장소가 가진 역사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함께 정확하게 설명하자고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묻자. 동학농민군의 이름은 얼마나 찾았을까. 그들의 무덤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 고장의 동학사는 어떻게 기록돼 있을까. 학교 교과서에는 얼마나 설명돼 있을까.
독립투사를 기억한다면 그들이 지키려 했던 역사유산도 생각해보자.
춘천 중도에도 생각해볼 장면이 있다.
1995년 하중도에 세워진 강원 항일애국선열추모탑은 레고랜드 공사에 따라 2020년 25년 만에 이전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추모탑에는 의병항쟁·독립선언·애국애족 사상운동 등이 새겨져 있었다. 독립투사를 기억하는 것은 추모탑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끝나는가. 우리가 물려받은 역사자료와 유적을 조사하고 보존하고 연구하여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일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
중도를 비롯해 전국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고고학 자료도 마찬가지다.
발굴 → 보존 → 연구 → 공개 → 박물관 → 교과서 → AI 학습자료로 이어지는 길을 만들자.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 교과서도, 박물관도, AI도 함께 업데이트되는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다.

 

우리 고장의 역사도 아이와 함께 찾아보자.

 

국립박물관에서 멈추지 말자. 우리 동네 박물관과 문화유산, 시·군사와 향토사까지 가보자.누가 편찬했는지, 어떤 사료를 사용했는지, 지역의 동학·의병·독립운동은 어떻게 기록했는지 살펴본다. 친일 관련 문화유산이라면 관련 역사적 맥락도 함께 설명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새로운 유적이 발견됐다면 지역사와 박물관에 반영됐는지도 찾아본다. 잘못된 내용이 발견되면 공격하거나 낙인찍기보다 근거자료와 함께 수정을 요청하는 문화를 만들자.

 

이것이 국민이 참여하는 역사 바로 세우기다.

 

학교도 ‘외우는 역사’에서 ‘질문하는 역사’로
역사교육의 목적은 아이들에게 자기 나라의 역사를 무조건 자랑스럽게 여기라고 가르치는 데 있지 않다. 잘못과 비극도 사실대로 배워야 한다. 반대로 충분한 근거도 살피지 않고 자기 역사를 조롱하거나 혐오하도록 만드는 것도 바람직한 역사교육이라 할 수 없다.
우리가 길러야 할 아이는 찬양하는 아이도 비하하는 아이도 아니라 검증하는 아이다.“외워.” 대신, “왜 그럴까?” “이것이 정답이야.” 대신, “어떤 사료가 그것을 뒷받침할까?” “저 사람은 틀렸어.” 대신, “두 주장을 같은 자료 앞에 놓고 비교해보자.”

 

그리고 AI 시대에는 한 문장을 더 가르쳐야 한다. “AI야, 그 답의 출처를 보여줘.”

 

박물관의 한 문장, AI의 한 답변이 세계로 간다.

대한민국에는 세계가 관심을 갖는 K-문화가 있다.음악·영화·드라마뿐 아니라 말과 글, 음식과 건축, 철학과 역사, 유적과 유물, 지역문화도 한국을 이해하는 통로가 된다. 세계인이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한국은 어떤 역사를 가진 나라인가?”
그 질문에 이제는 교과서와 박물관만 답하지 않는다. 검색엔진이 답하고, 영상이 답하고, 번역서비스가 답하고, AI가 답한다. 따라서 K-문화가 세계로 확산될수록 우리 역사정보의 신뢰성과 근거 공개가 더욱 중요해진다.

 

우리 집 물음표를 세계 학술무대까지 가져가자.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역사연구는 국내 논쟁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원사료를 공개하고, 발굴보고서를 공개하고, 유물을 보여주고, 연구성과를 여러 언어로 번역해 세계 학자들과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세계 역사학자들이 모이는 학술대회를 상상해보자. 한국 연구자와 세계 연구자들이 고조선과 동아시아사, 독립운동사와 고고학 자료를 같은 테이블 위에 펼쳐놓는다. 주장이 다르면 사료를 비교한다. 새로운 발굴자료가 있으면 함께 살펴본다. 반론이 있으면 공개적으로 토론한다.
대한민국의 주장을 세계에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자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연구성과를 세계의 학술적 검증에 내놓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 결과가 다시 박물관으로, 교과서로, 학교로, AI 학습자료로 돌아오게 하자.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역사를 시험문제로만 배우지 않는다.
세계와 토론하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게 된다.

 


역사기관 개편은 출발, 목표는 ‘열린 역사검증 시스템’

 

조직을 합치거나 이름을 바꾸는 것만으로 역사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다.

 

원사료·유물 → 수집·번역·공개 → 연구 → 유적 보존 → 교과서 → 박물관·지방사 → 학교 → AI·디지털교육 → 국민 공개검증 → 세계 학술검증 → 수정·보완 → 다음 세대.

 

이 연결고리가 끊기지 않도록 만들자. 국가가 하나의 역사관을 정해 국민에게 외우게 하는 체제도 아니고, 특정 학파나 기업이 사실상 역사를 독점하는 체제도 아니다. 누구든 주장할 수 있지만 누구든 근거를 공개해야 하는 체제다.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다시 연구하고, 오류가 확인되면 공개적으로 수정한다. 그것이 역사주권을 제도로 만드는 방법이다.

 

이번 한가위, 가족마다 ‘역사 물음표 하나’를 남겨보자.

 

올해 추석에는 거창한 준비가 필요 없다.
교과서를 펼쳐보자 → 다른 역사책과 비교해보자 → 독립운동가의 기록을 읽어보자 → 박물관에 가보자 → 우리 고장의 역사를 찾아보자 → AI에도 같은 질문을 해보자 → 모든 답에 출처를 요구하자 → 가족의 ‘역사 물음표 하나’를 남기자.

 

추석이 끝난 뒤 전국의 물음표를 모아보자.많이 나온 질문부터 국민 공개토론을 열어도 좋다.
첫 질문은 이미 생겼다.
"동북아역사재단은 고대사를 어떻게 연구하고 있는가?“
“동학농민혁명은 왜 한 초등교과서에서 빠졌는가?”
그다음 질문은 국민이 정하면 된다.
고조선일 수도 있다. 독립운동사일 수도 있다. 지역사일 수도 있다. 박물관 지도일 수도 있다. AI가 내놓은 역사 답변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토론하는 것이 아니다.
질문을 열어놓고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다.

 

독립투사의 결심에서, 우리 가족의 결심으로

 

얼어죽을 각오. 맞아죽을 각오. 굶어죽을 각오.
독립투사들은 목숨을 걸고 나라의 주권을 지키려 했다.
오늘 우리에게 같은 희생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심은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는지 살펴보겠다는 결심.
교과서에 근거를 묻겠다는 결심. 박물관과 지역사를 직접 찾아가겠다는 결심. 다른 의견도 자료와 함께 읽어보겠다는 결심. AI의 답도 그대로 믿지 않고 출처를 확인하겠다는 결심.
그리고 우리 자신의 주장도 증거가 달라지면 고치겠다는 결심.
이것이야말로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살아 있는 역사공부가 아닐까.

 

「2026 한가위 대한민국 역사주권 찾기 — 우리 집 역사토론 밥상」
교과서를 펼쳐보자. 독립투사의 기록을 읽어보자. 박물관으로 가보자. 우리 고장의 역사를 찾아보자. AI에게도 물어보자. 그리고 모든 답에 다시 묻자.
“그 근거는 무엇입니까?” 종이교과서에서 AI까지.
추석 밥상에서 박물관까지.
우리 고장에서 대한민국 전체로.
대한민국에서 세계 학술무대로.
독립투사들이 나라의 주권을 지키기로 결심했듯,
이번 한가위 우리 가족은 역사를 읽고, 묻고, 확인하고, 다음 세대에게 제대로 전하기로 결심하자.
질문이 답을 찾는다. 가족이 함께 확인한다. 국민이 함께 검증한다. 그리고 다음 세대가 다시 질문한다. 그렇게 지켜지는 것이 AI 시대의 대한민국 역사주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