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데이 이승일 기자 | 일본 여자 3쿠션의 ‘살아있는 전설’ 히다 오리에(47∙SK렌터카)가 여자 프로당구(LPBA) ‘6전7기’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11일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TS샴푸∙푸라닭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서 히다 오리에(SK렌터카)는 이마리를 세트스코어 4:2(11:7, 9:11, 11:10, 11:3, 9:11, 11:7)로 꺾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남자부인 PBA를 포함, 프로당구투어에서 일본 국적의 선수가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 첫 우승을 이뤄낸 히다 오리에는 우승상금 2000만원과 우승포인트 2만점을, 준우승 이마리는 준우승 상금 600만원과 랭킹포인트 1만점을 받았다. 또 매 대회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뱅톱랭킹’ 상은 64강전에서 에버리지 1.600을 기록한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수상, 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90년대 중반 3쿠션 선수로 데뷔한 히다 오리에는 ‘세계여자3쿠션선수권’에서 네 차례나 정상에 오르는 등 일본 여자 3쿠션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활약해 왔다. 그러다 지난 시즌 전격 프로 무대로 뛰어들었지만 시즌 초 ‘망막 박리’ 증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등 부상으로 한동안 부침을 겪었다.
부상을 떨쳐낸 히다는 꾸준히 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2차투어(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하는 등 LPBA에 서서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고, 이번 대회 우승으로 마침내 LPBA 정상에 등극했다.
반면, 준우승에 오른 ‘한국 여자 당구 1세대’ 이마리는 프로 출범(2019-20)시즌부터 꾸준히 LPBA에 도전해왔고, 이번 대회 4강서는 ‘당구여제’ 김가영을 물리치는 등 오랜 구력을 바탕으로 첫 우승에 도전했으나 정상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결승서 히다 오리에는 고비마다 터진 장타를 앞세워 난관을 극복했다. 첫 세트를 후공으로 시작한 히다는 단 3이닝만에 11점을 채워 11:7로 기선을 잡았다. 상대 이마리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세트 2이닝에 첫 득점을 시작한 이마리는 3이닝에서 4득점으로 5:1, 8이닝 2득점으로 8:6, 11이닝 2득점에 이어 13이닝만에 11:9 승리, 세트스코어 1:1 균형을 맞췄다.
3세트서는 다시 히다가 분위기를 잡았다. 히다는 3:6으로 뒤진 8이닝에서 하이런 4점으로 7:6으로 역전한 후 14이닝에서 뱅크샷을 포함한 3득점을 추가, 11:10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여세를 몰아 히다는 4세트서도 2:3으로 뒤지던 6이닝째 하이런 5점을 쓸어담으며 7:3 역전, 12이닝만에 11:3으로 마무리했다. 세트스코어 3:1 히다의 리드. 4세트서 긴 공타로 집중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였던 이마리는 5세트 초반 4이닝동안 7득점을 몰아치며 다시 집중력을 찾았다. 히다는 꾸준히 이마리를 추격해 12이닝 9:9 동점까지 따라붙었으나 이마리가 13이닝째 남은 2득점을 채우며 11:9, 한 세트를 추격했다.
6세트 14이닝까지 7:7로 팽팽했던 승부는 히다의 결정적인 뱅크샷 두 방으로 갈렸다. 14이닝에서 2득점을 성공시키며 9:7로 앞선 히다는 이어진 15이닝에서 원뱅크 걸어치기 2득점으로 경기를 11:7로 마무리지었다. 세트스코어 4:2 히다 오리에 우승.
우승 직후 히다 오리에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정상에 올라 너무 기쁘다”면서, “이제 스타트라인에 섰다. 김가영 이미래 스롱 피아비 등 최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회 정상에 오른 히다 오리에는 이번대회 128강 서바이벌을 조 1위로 통과한 이후 64강과 32강서는 조 2위로 16강을 밟았다. 16강서는 김갑선에 2:1, 8강서는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를 세트스코어 3:1로 꺾었고, 4강서는 김보미(NH농협카드)를 세트스코어 3:1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대회 64강부터 출발한 이마리는 64강 조 2위, 32강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고, 오수정(웰컴저축은행) 전애린, 김가영(하나카드를) 차례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