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데이 염진학 기자 | 해양관광의 꽃으로 불리는 크루즈 여행이 이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행자들의 로망이자 여행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크루즈 관광은 ‘굴뚝 없는 산업’,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지칭될 만큼 미래 해양 관광산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크루즈 여행은 선상에서 즐기는 파티와 연회, 콘서트 등 낭만이 넘치는 향연으로 관광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준다.
▲ 물류학과 김현덕 교수, (사)한국항만경제학회 회장
여기에 그치지 않고 크루즈 여객선이 접안하는 기항지 관광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과 기쁨을 선사한다.
최초의 크루즈선은 단순히 숙박이 가능한 ‘떠다니는 호텔(floating hotel)’이었다. 20세기 들어 선박에 레저, 휴양,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추가되며 ‘펀쉽(fun ship)’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어 바다 위를 ‘떠다니는 대형 리조트’라는 닉네임을 갖기 시작했다.
바다 위 특급 리조트라 불리는 크루즈 관광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다. 크루즈선이 기항하는 접안 지역은 크루즈 관광의 특성상 관광객 유치 효과가 매우 크다.
한꺼번에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까지 유입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 중의 하나인 ‘로열캐리비언크루즈사’가 보유한 '얼루어'호는 22만5,000톤급으로 길이 361m, 폭 47m 등 축구장 3개 반을 이어 붙인 규모로 승객 8,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 로열캐리비언크루즈사’가 보유한 '얼루어'호
이는 대형 항공기 약 17대가 들어오는 것과 맞먹는 수준의 관광객이다.
지출하는 비용도 일반 관광객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크루즈 관광객들이 기항지에서 지출하는 금액은 1인당 평균 700달러 이상으로 이는 항공기 등의 여행수단을 통해 해당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지출하는 비용보다 3배 이상 많다고 한다.
이로 인해 크루즈 관광을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라고 하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로 중단되었던 크루즈 관광이 전 세계적으로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세계크루즈선사협회’의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크루즈선 운항이 대부분 정상화 되었으며, 내년 예약률 또한 코로나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2023년 1월 제2차 크루즈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국내 6대 항구인 제주, 부산, 인천, 포항, 여수, 서산을 중심으로 크루즈 산업을 활성화해 새로운 관광시장을 확장해 갈 대안을 제시하며 크루즈산업의 부활에 대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에만 부산 90회를 비롯해 인천 12회, 제주 50회, 속초 6회 등 총 161회의 크루즈선의 국내 입항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67항차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라고 한다.
한편, 지난 3월 국제 크루즈선의 속초, 부산 입항을 시작으로 4월초 인천에도 뱃고동이 울리기 시작했고, 크루즈선의 국내 입항은 2020년 2월 코로나로 인한 입항 제한 조치 이후 3년 만이다.
또한 해당 지역은 잔뜩 움츠러들었던 지역 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 기대감이 일고 있다. 우리 지역인 여수 엑스포여객터미널에도 최근 승객 329명과 승무원 285명이 탑승한 '실버위스퍼'호가 입항하였고, 올해 추가로 2회 입항이 더 예정되어 있어 해외 관광객 유치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크루즈 산업을 통한 해양관광 활성화의 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크루즈선의 기항 횟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항지를 포함한 인근 지역의 인프라 구축과 관광 매력을 키우는 것이 먼저 선행이 되어야 한다.
▲ 남아프리카를 유람하는 그루즈선
크루즈선의 기항지가 가진 관광자원과 독특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지역 문화유산 등을 결합한 관광상품을 크루즈 관광과 연계해서 개발해야 한다.
여수를 포함한 전남 동부권역의 관광콘텐츠 개발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해양과 정원이다.
섬, 바다와 정원의 강점을 제대로 활용해서 지역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관광자원과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꿈의 관광지로 여수행 크루즈 관광을 손꼽을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더 나아가 여수행 크루즈 관광이 우리나라를 넘어 동북아시아의 가장 즐거운 여행지로 외국인들의 버킷리스트에 포함되는 날을 꿈꾸어 본다.
김현덕 순천대학교 교수 / 여수광양항만공사 항만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