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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광양시] 아무 생각 없이 멍때리고 싶을 때 ‘광양마로산성’

- 낮에는 햇살멍, 바람멍, 해 질 녘엔 노을멍, 달멍 -
- 은빛 억새를 흔드는 바람멍을 즐기기에 제격 -

우리투데이 염진학 기자 |

 

광양시가 현대인의 힐링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멍 때리기’ 장소로 광양마로산성을 추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멍때리기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다’는 뜻의 신조어로 불을 바라보는 ‘불멍’, 물을 바라보는 ‘물멍’ 외에도 ‘숲멍’, ‘소리멍’, ‘바람멍’ 등 다양하다.

 

▲ 광양시 광양읍, 해발 208.9m 광양마로산성(사적 제492호)

 

한때 치열한 전쟁의 격전지였던 광양마로산성은 햇살멍, 바람멍은 물론 석양을 바라보는 ‘놀멍’에 이어 ‘달멍’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가을에는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멍, 고요한 산성을 무심히 채우며 은빛 억새를 흔드는 바람멍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지난 3월 KBS 간판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서는 광양마로산성 곳곳에서 멤버들의 독특한 멍 때리기 장면을 연출해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해발 208.9m 광양마로산성(사적 제492호)은 백제시대에 축조돼 통일신라시대까지 활용된 고대 성곽으로 광양읍에서 동쪽으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정상부를 중심으로 성벽을 둘러쌓은 테뫼식 산성으로 가장자리는 높고 가운데는 낮은 말안장 지형을 그대로 살렸다.

 

또한 망루, 건물지, 우물터 등과 馬老(마로), 軍易官(군역관) 등의 명문이 새겨진 기와 무더기가 있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 광양시 광양읍, 해발 208.9m 광양마로산성(사적 제492호)

 

적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격전을 벌였을 마로산성이 현대인들의 치유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시대의 아이러니다.

 

정구영 관광과장은 “멍 때리기는 영감을 주고 문제 해결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잠시도 디지털기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뇌를 혹사하는 현대인들에게 광양마로산성은 무한한 힐링공간”이라고 말했다.